12월 11일

엄마, 아빠 그리고 두 살 터울의 남동생.

성적은 두말할 것 없이 전교권.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

먹어야 공부할 체력도 생기는 법이니 끼니를 소홀히 챙기지 않는다.

공부에 집중할 수 있도록 주변 환경은 늘 깨끗하게 유지하는 편.

좋아하는 것은 공부와 독서,

취미는 공부와 독서이다.

그 밖에 잘하는 것은 뜨개질. 친구들은 어울리지 않는데

신기하다며 놀랐지만 암기하면서 별 생각없이 손만 움직이면 되니까,

라는 이유로 생긴 취미이다. 전에는 한 번 수업 시간에 배웠던 내용을 떠올리며

부지런히 손을 움직였다가 자신도 모르는새 2m 짜리 목도리를 뜬 적이 있다.

모든 것이 다 공부로 직결되는 것 같은 건 기분 탓이 아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엄한 집안에서 공부하기만을 강요받고 있는 것은 아닐까

오해를 사기도 하지만, 이는 결코 사실이 아니다.

평범하게 화목한 가정인데다 부모님은 오히려 그렇게 열심히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릴 정도. (물론 유즈키에게 통하지는 않았다.) 

부모님의 남다른 고민이다. 동생은 질렸다는 듯이 고개를 내젓는다.

즉흥적으로 움직이는 법이 거의 없고, 항상 계획을 세워 행동하는 편이다.

이게 지켜지지 않으면 당황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다르게 말하자면 융통성이 없다고도 할 수 있다.

먹는 것은 크게 가리는 것도 없지만, 크게 좋아하는 것도 아직 발견하지 못 했다.

다만 몸에 좋다고 구슬리면 혹해서 먹어보는 타입.

벌레를 아주 싫어하는데, 발견하면 흠칫 놀란 후 

침착하게 종이를 돌돌 말아 질색한 표정으로 때려잡는다.

한 두번이 아닌 듯한 빠르고 기계같은 몸짓.

 

유즈키에게도 약점이라면 약점인 게 하나 있었는데 바로 겁이 많다는 것. 

어렸을 적에 공포, 스릴러 마니아였던 유즈키의 엄마가 유즈키에게 겁을 주며

장난을 많이 쳐서일까 무서운 것에는 면역 없이 경직되고 만다.

때문에 이번 오컬트부 소동이 아주 마음에 안 드는 모양.

 '반드시 잡아주겠어...' 결의에 찬 표정으로 남몰래 주먹을 불끈 쥔다.